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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황 청소년 500명, 졸업까지 지킨 은발의 경찰관“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1,983회       작성일 : 2016-04-15 09:34  
[피플]3년째 '선생님' 전동규 서울 강서署 학교전담경찰관
머니투데이 윤준호 기자
 

"학교밖 청소년들을 학교로 다시 불러들이고, 그들에게 깜깜하게만 느껴졌던 앞길을 등불처럼 비춰주는 일. 경찰관이 아닌 인생의 멘토로 다가가 학생들과 부대끼며 함께 호흡하는 일. 그게 바로 제게 주어진 사명이자 스스로를 지탱하는 원동력입니다."

경찰관이지만 '선생님'으로 불리는 이가 있다. 서울 강서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전동규(56) 팀장이 그 주인공이다. 2013년 2월부터 강서구 학교전담경찰관(SPO·School Police Officer)으로 활동해온 그는 이제 학생들 사이에서 오랜 스승이자 편히 기댈 친구로 통한다.

경찰은 학교폭력 예방대책의 일환으로 2012년 SPO를 도입했다. 전국 초·중·고등학교에 배치된 SPO는 1명당 10개 안팎 학교를 담당한다. 청소년 선도, 학부모 대상 범죄예방교육이 주된 업무다. 이밖에 학교 측과 협력해 폭력서클 단속, 교권침해 해결 등에도 나선다.

현재 강서구에선 85개 학교를 7명의 SPO가 나눠 관리하고 있다. 그중 전 팀장은 SPO 원년 멤버다. 초창기부터 지난 3년 동안 강서구 관내 총 15개 학교를 도맡아왔다. 거쳐간 학생수는 9500명에 달하고, 전 팀장 덕에 방황의 문턱에서 등 돌려 무사히 졸업장을 손에 쥔 비행 청소년만 500명에 이른다.

그는 "처음엔 경찰 제복을 입고 나타난 모습에 경계하고 데면데면하던 학생들도 몇해째 얼굴을 마주하며 먼저 손을 내밀자 어느새 벽을 허물고 가까이 왔다"며 "내게 학생들은 모두 자식처럼 사랑스런 제자들이다. 세상에 비행·모범 청소년이 따로 있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오랜 활동 기간만큼 기억에 남는 학생들도 많다. 지난해 8월 인연을 맺은 김모군(18) 등 6명도 그중 하나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채 잦은 결석과 방황으로 학업을 중단한 김군 등은 최근 전 팀장 지도 아래 검정고시를 치렀다. 7개월간 매주 2차례 2시간씩, 관내 청소년경찰학교에 모여 흘린 땀의 결실이다.

동급 학생을 폭행했다 징계 받은 류모군(15)도 전 팀장이 잊을 수 없는 학생이다. 전 팀장은 "류군과 매주 2회씩 상담하며 속사정을 나누고, 부모님과 3개월간 등산하며 고민을 함께 짊어졌다"며 "중학생이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사나운 데다 쉽사리 입을 떼지 않았던 류군이 어느새 반성하며 온순해지고 말문을 열게 된 순간이 아직도 눈앞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함께 호흡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호응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여럿 고안했다. △학교폭력 가해자와 피해자가 함께 하는 축구 교실 △학교밖 청소년 대상 동반 암벽등반 △중고생 무료 문신제거 시술 등이 대표적이다. 학생 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에게도 호응이 좋아 지난 2월 서울지방경찰청 우수사례로 뽑혔다.

올해로 경찰 경력 29년째인 전 팀장은 정년까지 남은 5년을 SPO로 마무리하고 싶다. 또 퇴직 이후엔 아버지를 따라 경찰관이 된 아들이자 일산경찰서 소속 전진(26) 순경에게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전수하고 싶은 바람도 크다. 전 팀장은 "백년대계라 일컫는 교육에서 청소년 선도는 중요한 목표"라며 "아들도 SPO가 꿈인 만큼 앞으로 학교 현장에 기여해, 향후 SPO 부자(夫子)로 경찰사에 기록되고 싶다"고 웃었다.

-출처- 머니투데이 (2016.0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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