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발생한 포항 여중생 집단 폭행 사건으로 ‘가정밖 청소년’ 보호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등장했지만 이에 대한 당국의 대책은 미흡하기 짝이 없다. 포항의 경우 ‘가정밖 청소년’이 짧은 시간 동안 머무를 수 있는 일시쉼터(3일 이내 보호)나 단기쉼터(3∼9개월간 보호)가 한 곳도 없다.

 

청소년 쉼터는 가출 청소년을 대상으로 무료숙식 및 의료 서비스 제공, 상담·심리검사, 생활지도 등을 해주며 다시 가정과 학교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역할을 한다.

‘가정 밖 청소년’은 부모나 보호자의 동의 없이 하루 이상 무단으로 귀가하지 않거나, 상당 기간 거주지 없이 생활하는 24세 이하의 청소년을 뜻한다. 지난 5월 말 기준 포항시 가출 청소년 현황에 의하면, 89명의 학생이 다양한 이유로 가출해 거리를 배회하며 생활하고 있다. 경찰에 가출 신고가 접수되지 않아 통계에 포함되지 않은 학생들의 수를 고려하면, 가정 밖 청소년의 수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가출 청소년들의 모임인 일명 ‘가출팸’은 심각한 사회적 병리현상이 된 지 오래다. 가출한 청소년들은 생계에 어려움을 겪을 경우 또래 집단이나 성인이 포함된 집단으로부터 성매매 강요·협박, 사기, 절도 등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 포항시가 예산문제로 인해 바로 단기쉼터를 설치하기는 어렵다고 밝혔지만, 청소년 단기쉼터는 가출 청소년들에게 꼭 필요한 보호공간이다.


청소년들의 가출이유는 가정 내 갈등과 학대·폭력·방임, 가정해체 등으로 다양해 가출 유형별 보호 쉼터가 절실한 상황이다. 청소년 문제 전문가들도 “탈 가정 청소년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이미 소비적 문화가 정착된 상태를 해결하지 않으면 무의미할 수 있다. 경제 교육이나 상담, 필요한 기관 연계 등 다각도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가출청소년의 개인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관리와 접근도 달라져야 한다는 진단이다. 예를 들어 일자리 교육이 필요한 경우도 있고, 학업에 치중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사실 가정밖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쉼터운영도 중요하지만 공동체 전체가 자기 일처럼 나서는 것이 최선이다.

 

http://www.kbmaeil.com/news/articleView.html?idxno=9057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