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ome
  • Bookmark
  • Admin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관심이 필요한 때] 1.가정 밖보다 가정 안이 더 힘들었던 아이들
글쓴이 : 청소년쉼터
      조회 : 417회       작성일 : 2020-12-22 09:34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관심이 필요한 때] 1.가정 밖보다 가정 안이 더 힘들었던 아이들

 

 
가정 밖 청소년 참여형 영상('보통의 자립') 캡쳐본

건강한 성인기로 이행하기 위한 가족의 1차적인 보호와 지원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를 누리지 못하는 아이들이 있다. 바로 가출, 가정 내 폭력ㆍ학대ㆍ방임ㆍ빈곤ㆍ가정해체 등과 같은 이유로 가정 내에서 생활하는 것이 불가능해 사회적 보호 및 지원이 필요한 9 ~ 24세 가정 밖 청소년들이다. 아동복지시설 및 청소년복지시설뿐만 아니라 거리에서 노숙으로, 팸으로 등등 다양한 형태로 생활하는 청소년이 포함되지만 그중에서도 아동양육시설과 청소년쉼터를 담당하는 부처가 다르다는 이유로 정부의 자립지원 제도에서 소외된 청소년쉼터 청소년(쉼터 청소년)에 주목하고자 한다. 매년 3만 명에 이르는 쉼터 청소년이 자립하고자 사회로 나오고 있지만 ‘비행청소년’, ‘예비범죄자’로 간주하는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부족한 보호 및 지원 정책 속 이들의 자립은 녹록지 않다. 이에 경기일보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와 함께 총 3부작에 걸쳐 가정 밖 청소년의 실태와 현황을 알리고 이들의 건강한 자립을 위한 길을 모색한다. 편집자 주


“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의식주 중에 주가 계속 바뀌고 안정적이지 못하다 보니 청소년기도 불안했고 자립 이후에도 한동안 긴장의 끈을 풀지 못했어요.”

지난여름 여성가족부의 ‘쉼터 퇴소 청소년 임대주택 우선입주 지원’ 사업을 통해 LH 청년전세임대주택에 입주한 쉼터 청소년 출신 배한준씨(20ㆍ의정부ㆍ가명)는 가정 밖 청소년으로 지내오고 있는 자립 이야기를 들려주며 사회적 인식과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배씨는 태어나자마자 보육원에 맡겨져 약 10년간 가정과 떨어져 지냈다. 그러던 중 생모가 찾아와 다시 배씨를 데려갔지만 그를 반기고 있던 건 가족의 따뜻한 품이 아니라 학대였다. 배씨는 초등학교 6학년 시절부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생모의 방임과 노동, 학대에 시달렸다. 일손이 부족한 날에는 학교에 가지도 못하고 추위와 더위에 고통받으며 하루 종일 밖에서 일해야 했다. 이유 없는 손찌검과 폭언이 반복돼 집을 나왔지만, 자신을 안 좋게 보는 시선들과 생활의 어려움으로 당시 세상 밖에 혼자가 된 기분이었음을 전했다. 중학교 3학년 겨울방학 우연히 교회 목사님을 만나 의정부 소재 쉼터에 입소하였고, 그 후로 약 3년간 의정부, 군포, 김포 등 도내 4~5개 시군 단기 내지는 중장기 쉼터에서 지냈던 배씨는 이때부터 자립을 위한 보금자리와 믿고 기댈 수 있는 사람의 중요성을 알게 됐다.

▲ 가정 밖 청소년 참여형 영상('보통의자립') 캡쳐본
가정 밖 청소년 참여형 영상('보통의자립') 캡쳐본

배씨는 “성인이 되면 자립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과 막연한 공포가 강했다”라며 “현재도 자립 관련 교육 프로그램이 있지만 비실용적인 느낌이 강해 보다 실용적이면서도 자립에 직접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직업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진다면 가정 밖 청소년에게 더 큰 힘이 될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성가족부 산하 쉼터 퇴소 청소년은 보건복지부 산하의 아동양육시설, 가정위탁, 그룹홈 출신 보호종료아동·청소년과 달리 자립지원금이나 여타 다른 경제적 지원 없이 비자발적으로 사회에 나가야 하기 때문에 소외된 측면이 강한 만큼 쉼터 청소년을 위한 지원책도 절실하다”라고 말했다.

이종환(21)ㆍ임국현(20ㆍ포천ㆍ이상 가명) 부부는 일찌감치 부모가 돼 버린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관심을 호소했다. 이들 부부는 지난 2017년 각각 고등학교 2학년생과 1학년생 시절 아이를 갖게 되며 가정 밖 청소년이 됐다. 두 부부 모두 학업을 그만두고 독립한 상황이라 육아와 생계유지에 전념할 수밖에 없었다. 이씨는 “아동수당 30만 원과 관내 청소년 쉼터를 통해 육아물품을 지원받지만 두 부부가 모두 일터로 나가 있으면 아이를 맡길 곳이 마땅찮다”라며 “수당 지급만큼이나 절실한 게 낮 시간 대 아이 양육 지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가정 밖 상태에 있는 청소년들에게 자립과 사회복귀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는 전국의 청소년 쉼터 총 133개 중 경기도에는 31개 시군 중 17개 시군에 총 31개소의 청소년 쉼터가 소재해 있으며 쉼터를 이용·거주하며 자립을 준비하고 있는 가정 밖 청소년은 현재 271명의 규모에 이른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가정 밖 청소년의 자립실태조사결과에 따른 쉼터 입소사유를 살펴보면 ▲가족과의 갈등 및 가정폭력(74.2%) ▲자유롭게 살고 싶음(9.9%) ▲경제적 어려움(6.5%) ▲학교 및 공부 문제(2.9%) ▲친구나 선후배의 권유(2.6%) ▲기타(4%) 순으로 절반 이상이 가정의 문제에 기인하고 있어 가정 복귀가 어려운 상황으로 ‘가정 밖’이라는 위험 상황에 초점을 두고 다양한 지원 및 보호와 더불어 정책적 지원 근거 마련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에 모든 아동·청소년의 행복한 사회를 위해 다양한 아동옹호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에서는 가정 밖 청소년 자립을 돕기 위해 ▲인식개선 ▲자립 지원금 지원 ▲법적 지원 근거마련을 위한 조례개정 제안을 골자로 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전성호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경기북부아동옹호센터 소장은 “가정 밖 청소년을 둘러싼 사회적 인식만큼이나 미비한 지원책이 문제로 파악된다” 라며 “이들의 건강하고 안정적인 자립을 위해 지역사회가 함께할 수 있는 방안을 재단 차원에서 꾸준히 고심하고 실행 하겠다”라고 전했다.

권오탁기자

 

http://www.kyeonggi.com/news/articleView.html?idxno=2333983



이전 글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관심이 필요한 때] 2.가정 밖 청소년 실태 진단
다음 글 ‘청소년쉼터 등 청소년복지시설도 실태조사 항목 포함’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