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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신 지워준 경찰 아저씨 덕분에 "새로운 꿈꿔요"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845회       작성일 : 2018-07-01 12:16  
문신 지워준 경찰 아저씨 덕분에 "새로운 꿈꿔요"

관악서 학교 밖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런닝폴'
 "문신 무료로 지워준다" 소문나 타지역에서도 연락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2018-07-01 07:00 송고
 
백형우군(가명·18)은 팔을 뒤덮는 문신을 가지고 있었다. 현재는 상당 부분 지워진 상태다. (관악경찰서) 제공


"지직. 지지직."

백형우군(가명·18)의 팔에 레이저가 지나가자 검은색으로 그려져 있던 도깨비 얼굴 모양이 조금씩 옅어졌다. 강하게 보이고 싶어 새긴 문신(타투)이다.

"전기 파리채로 팔을 지지는 것처럼 아프다"면서도 백군의 얼굴에는 옅은 미소가 번졌다. "친구들이 하자고 해서 멋모르고 남겼는데, 사실 제 꿈이 특전부사관이거든요. 이제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곁에서 지켜보는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이백형 경위는 친형처럼 백군의 어깨를 잡았다. "수고했어. 너 정말 멋지다."

백군과 이 경위는 올해 초 서울 관악구 신림역 앞에서 처음 만났다. 이 경위가 관악서로 발령받아 받은 역할은 학교 안팎 청소년을 상담하는 학교전담경찰관. 매주 목요일 운영하는 야간 이동 상담소 '런닝폴' 운영도 그의 몫이었다.

이 경위는 3월 초 신림역 앞에 펼친 천막 안에 백군이 들어오던 순간을 잊을 수 없다. "무척 조심스러워 했지만 곧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문신을 처음 봤죠." 이 경위는 무료로 문신을 제거해주는 '사랑의 지우개' 프로그램을 소개했고, 백군은 한참 만에 결심을 내놨다.


"청소년들이 문신할 때는 쉽게 하지만, 지울 때 더 고민을 하는 것 같더라고요."

학교밖 청소년 사이에서 이 경위는 '관악구 슈퍼맨'이다. 이 경위는 올해만 벌써 600여명의 청소년을 만났다. 그중 백군처럼 문신제거까지 이어가고 있는 청소년은 5명이다. 이 경위는 "제한된 인력으로 모든 청소년의 문신을 바로 지워줄 수 있는게 아니다"면서도 "지역사회에 도움을 주고자 하는 분이 늘면서 하반기에 더 활성화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 경위가 만난 청소년은 15살에서 19살까지, 만나게 된 경위도 다양하다. 이 경위에게 페이스북으로 연락해 손목 문신을 지운 양진철군(가명·19)은 "부모님 몰래 문신을 해서 매일 가리고 다니는 게 일상이었는데 더 후회하기 전에 프로그램을 알게 돼 다행이다"며 "학교도 잘 졸업하고 군대도 마친 후 멋진 어른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렇듯 '런닝폴'에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타지역에서도 연락이 오고 있다.

관악경찰서는 2015년 청소년 지원 프로그램 '런닝폴'의 문을 열었다. 진로상담과 학교폭력으로 시작한 프로그램은 해를 거듭하며 검정고시 준비 상담과 문신 제거 등으로 폭을 넓혔다. 관악서 서성렬 여성청소년과장은 "학교 밖 청소년들이 소외 당하거나 잘못된 길로 빠지지 않도록 프로그램을 내실화하겠다"고 소회를 밝혔다.

http://news1.kr/articles/?3359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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