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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피플] 청소년 공익콘텐츠 제작 개그맨 김영민 씨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2,230회       작성일 : 2016-03-16 10:46  
- 검정고시 때 사귄 친구 통해
- 학교 밖 아이들에 관심 가져
- 학교폭력 예방극 제작하는 등 
- 부산서 청소년지원가로 변신

분장을 지운 그는 전혀 다른 사람이다. 뿔테 안경에 멀끔한 양복 차림, 차분한 서울 말투에서 진지함이 배었다. 지난 13일 부산 동래구 사직동 '동래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내시'로 유명한 개그맨 김영민(34) 씨를 만났다.

김 씨는 2011년 KBS 개그콘서트 '감수성' 코너에서 내시 역할로 출연하면서 인기를 얻었다. 그런 김 씨를 무대가 아닌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만난 것은 그가 이곳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학교폭력 예방 역할극을 꾸준히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7월 동래 청소년 경찰학교가 문을 열었을 때부터 시작해 지금까지 50회 공연했다. 대본은 경찰이 제공한 것을 아이들이 재밌게 즐길 수 있도록 각색했다.

"아이들의 반응을 바로 볼 수 있어서 좋아요. 애들은 재미없으면 바로 표정에서 티가 나거든요. 그걸 기억했다가 다음에 콩트를 짤 때 반영합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이라도 관객인 아이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 헛수고잖아요."

그는 동래 청소년 경찰학교에서 활동하기 이전에도 청소년 계도 활동에 관심이 많았다. 2011년 부산에 온 그는 윤형빈소극장을 공동 창업하고 지난해까지 경영을 맡았다. 동시에 김영민프로덕션을 만들어 교육용 콘텐츠도 제작했다. 학교폭력 예방뿐만 아니라 성(性)이나 진로상담 같은 내용을 코미디에 담아 지역 초·중·고교를 돌며 공연했다.

김 씨가 청소년 활동에 적극적인 것은 그도 '학교 밖 청소년' 출신이기 때문이다. 그는 "중학교 시절 담임 선생님이 굉장히 엄한 분이셨다. 왜 혼나야 하는지 이유를 모른 채 혼나기 일쑤였다. 나는 악기나 춤을 다루는 것을 좋아했는데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학교에는 더는 다니고 싶지 않았다"라고 말했다. 1997년 중학교를 졸업한 후 그는 진학을 포기하고 서울 관악구 신림동 검정고시 학원에 다녔다.

"굉장한 충격이었어요. 그곳에서 폭력·절도·본드 등 다양한 이유로 진학하지 않은 친구를 만났죠. 한번은 친구 집에 놀러 간 적이 있었는데 술에 취한 친구 아버지가 욕을 하고 쫓아내더군요. 가족의 따뜻한 보살핌을 받은 저와는 전혀 다른 환경이었습니다. 느낀 것이 많았죠."

2004년 개그맨으로 데뷔한 김 씨가 공연 후 동료들과 서울 강남구를 지나던 길이었다. 그의 눈에 '강남 가출 청소년 쉼터'라고 쓰인 간판이 들어왔다. 검정고시 학원에서 만났던 친구들이 생각났다. 그는 무작정 문을 열고 "개그맨 김영민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봉사활동을 하고 싶은데 뭐라도 도울 게 없을까요"라고 말했다.



2005년 그렇게 시작한 청소년 계도 활동이 지금은 직업이 됐다. 그는 지난 3일 창단한 해운대 구립 코미디극단 '해운대 개그학과'의 단장을 맡았다. 김 씨는 "해운대구의 지원을 받아 본격적으로 공익적 콘텐츠를 만들 수 있게 됐다"며 "더 쉽고 재밌는 내용으로 아이들이 웃으면서 학교 폭력과 이별할 수 있게 돕겠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 출신인 김 씨는 경기대 다중매체영상학과를 휴학 중이다. 지난해 결혼한 그는 지난 9일 딸을 얻어 아빠가 됐다. 최근 KNN 새 시사프로그램 '시사포차 담'의 '이바구 택시' 코너에 내시 복장으로 출연해 인기를 얻고 있다.

박호걸 기자 rafael@kookje.co.kr

-출처- 국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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