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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 청소년 무조건 나빠요? 얼마나 알고 계세요
글쓴이 : 홈지기
      조회 : 4,141회       작성일 : 2014-08-17 09:18  

김혜은 "가출청소년, 무조건 나빠요? 얼마나 알고 계세요?"(인터뷰)기사입력 2014-08-12 14:51:25








[TV리포트=신나라 기자] 배우 김혜은이 마음이 다친 청소년들을 치유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섰다. 김혜은은 한국청소년쉼터협의회 홍보대사를 맡아 가정과 학교를 벗어난 청소년들을 따뜻하게 안아주고 있다. 지난 11일엔 서울시 강남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쉼터의 보호와 교육프로그램을 거쳐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청소년 6명과 함께 홍보 사진 촬영을 진행했다.





올해로 쉼터 홍보대사를 맡은 지 4년 째 접어든 김혜은은 이런 특별한 이벤트가 없더라도 전국에 있는 쉼터를 돌아다니면서 직접 청소년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홍보대사여서가 아니라 아이들을 돌볼 의무가 있는 한 어른으로서의 책임감 때문이었다.





◆ 왜 무조건 집에 가야 하나요?





우리나라는 8년째 OECD 국가 중 청소년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수치 역시 계속 올라가고 있는 추세다. 김혜은은 "모두들 '청소년이 우리나라의 미래다' '꿈이다' '희망이다'라고 말하지만 정작 가출청소년들을 보호하는 환경은 너무나도 열악하다. 이는 사회 어느 계층은 꿈을 키워나가면서 스펙을 쌓는 반면 반대 계층은 그 비전조차 나눌 수 없다는 뜻이다"라고 지적했다.





전국 가출청소년 수는 총 22만 명. 이들을 모른 척 하기엔 그 수가 너무 많다. 1년에 20만 명이 넘는 아이들이 거리로 나오는데 이들을 받아줄 곳도 마땅치 않다. 어른들은 그저 '집에 들어가라'고 강요할 뿐이다.





김혜은은 "대부분 정상적인 가정에서 자란 아이는 몇 개월 밖에서 지내다 보면 춥고, 배고프고, 돈벌이도 없다는 사실에 '집이 최고다'라는 걸 알게 된다. 하지만 6개월 이상, 또는 몇 년째 집에 들어가지 않는 아이들이 있다면 그 집은 안 들어가는 게 좋은 집이고, 그게 아이들 정신 건강에도 좋다. 제일 답답한 부분은 집으로 돌아갈 수 없는 아이한테 무조건 집에 들어가라고 할 때다. 그건 그 아이한테 죽으라는 거나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엄마가 재혼을 했는데 새 아빠가 성폭행을 하는 집. 꼭 들어가야 할까? 부모가 술만 먹으면 폭력을 행사하는 집에 들어가야 할까? 당연히 나와야 한다. 그리고 그런 아이들이 보호 받고 자립할 수 있게 어른들이 도와줘야 한다. 우리는 사회면 기사에서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접하고 한탄하고 분개한다. 하지만 정작 어른들이 나서서 액션을 취한 건 없다. 어른으로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아이들에게 손을 내밀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 청소년 쉼터, 적은 예산이 문제





김혜은이 그동안 상담을 해 온 결과 사고를 치거나 엇나가는 아이들은 저마다 내면에 상처를 갖고 있었다. 잘못된 어른들의 영향으로 정신적인 상처를 입거나 가정이 무너진 경우도 많았다.





"제가 인터뷰 할 때마다 쉼터 얘기를 많이 한다. 상담하면서 얘기를 들어보면 본인도 잘되고 싶어 하고, 꿈을 키우고 있는 아이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그걸 받쳐줄만한 사회적인 시스템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다. 딸을 키우는 엄마로서 우리나라 청소년 정책이 너무 아쉽다. 청소년 쉼터에서 가장 중요한 건 정부에서 지원해 주는 예산이다. 이 예산으로 아이들이 꿈을 키워갈 수 있게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들의 헛헛함 채울 수 있는 건 꿈밖에 없다. 꿈이 성취될 때 과거의 아픔이 디딤돌이 될 수 있다. 또 상처가 있는 아이들이기 때문에 자신이 겪은 아픔을 이해하는 넓은 가슴으로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날 모인 청소년들은 쉼터의 도움을 받아 꿈을 이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 청소년은 쉼터의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바리스타 자격증을 획득했고, 검정고시를 패스해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여럿 있었다.





이들은 한 목소리로 "쉼터를 만난 건 인생에 있어 큰 행운이며 나를 뒤돌아보게 됐다"고 쉼터의 중요성에 대해 알렸다.





김혜은에 따르면 올해 청소년 쉼터 예산은 지난해보다 오히려 줄어들었다. 김혜은은 "'이 예산이 깎일 예산인가'가 하는 생각에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어른들이 만든 문화 때문에 피해를 보는 건 아이들이다. 그럼 어른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책임을 져야한다"며 "특히 나랏일을 하시는 분들은 더 관심을 갖고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혜은은 이날 "아이들에게는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큰 치유가 된다"며 가출청소년을 향한 따뜻한 손길을 부탁했다. "부모에게 외면당한 아이들이기에 누군가가 자기 인생얘기에 귀를 기울여준다는 것만으로도 외로운 감정이 해소될 수 있다. 진심으로 들어줄 어른들이 굉장히 필요하다. 안타까워만하고, 모른 척 지나가는 게 아니라 할 수 있는 선에서 따뜻한 시선으로 이 아이들을 안아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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