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혹한에 내복만 입고 거리로 나온 아이 때문에 학대와 방임 논란이 뜨겁습니다.
우리 주변엔 거리로 나온 다른 아이들, 가출 청소년으로 불리는 가정 밖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대부분 가정 폭력을 피해 집을 나왔지만, 비행청소년으로 인식되고 사회적인 보호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가정 밖 청소년 문제를 진단해보는 기획 뉴스, 첫번째로 가정 밖 청소년들의 현재를 살펴봤습니다.
안수경 기잡니다.
(리포트)
(싱크)-"정상적인 집이 아니고, 위험한 곳이었으니까. '살았으면 좋겠다, 인간처럼 살아보는 게 소원이다' 이런 심정으로 진짜 절박하게..."
(싱크)-"새아빠한테 성폭행 당해 가지고 더 이상 그 집에서 살면 안 될 것 같아서..."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되는 A양은 3년 전 집을 나왔습니다.
16살 여중생을 거리로 내몬 건 새아빠의 계속된 성폭력이었습니다.
A양 가정 밖 청소년
(싱크)-(자막)"동생을 낳기 전까지는 괜찮았어요. (그런데) 동생을 낳고 나서 새아빠가 성폭행을 하고, 제 생활이 다 망가졌어요."
가정폭력 때문에 엄마와 이혼한 친아빠에게 돌아가 다시 함께 사는 것도 두려웠습니다.
A양 가정 밖 청소년
(싱크)-(자막)"엄마를 술만 먹으면 때렸고. 아빠가 마지막으로 한 말이 다시 만나면 싹 다 죽여버리겠다고 한 게 너무 뇌리에 박혀서..."
한부모 가정에서 자란 B양도 가정폭력에 시달렸습니다.
2년 전 경찰에 신고해 집에서 빠져나왔지만, 다시 집으로 돌려보내졌고, 이후 탈출하듯 집을 나왔습니다.
B양 가정 밖 청소년
(싱크)-(자막)"당연한 줄 알고 계속 살아왔었는데. 뭔가 이상한거에요. 왜 이렇게 맨날 아파야 하고, 고통스러우니까. 살려고. 어쨋든 살아남는 게 급하니까 도망쳐 나온 것이고."
지난해 제주시 여자 단기 청소년쉼터를 다녀간 청소년은 50여 명.
이 중 새로 입소한 청소년 22명에게 가출 이유를 물었더니, 64%인 14명이 부모와의 갈등, 학대, 방임 등 가정 문제를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실제로 이 쉼터에서 생활하는 청소년 대부분이 가정폭력을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아픈 상처가 있는 청소년들과 쉼터를 바라보는 인식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인터뷰)-(자막)"후원을 해주기 시작했는데 1년동안 해주시겠다 했는데 딱 한 달 뒤 끊었어요. 질 나쁜 아이들이란 얘기에..."
고민좌 제주시여자단기청소년쉼터 소장
(인터뷰)-(자막)"이전에 가출청소년들은 비행청소년이라고 동일시했는데, 지금은 다 아동학대, 가정폭력 피해자들이에요. 그런 생각들을 잘 못해요. 지금은 잠재적 가해자로 편견을 가지고 있는데 정말 방치하게 되면 가해자가 돼요."
영상취재 고승한
가정 밖 청소년을 향한 사회의 차가운 시선과 이때문에 더 커지는 무관심이 이들을 다시 사회에서 배제시키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A양 가정 밖 청소년
(싱크)-(자막)"저희는 더 상처받고, 더 우울해지고, 내가 잘못한 것만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많이 바꼈으면 좋겠어요, 어른들의 시선이."
JIBS 안수경입니다.
JIBS 안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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